《기상관측소: 수신하는 몸》은 서울의 한 옥상에서 웨더링 스테이션의 방송 형식으로 진행된 날씨 명상 퍼포먼스다. 안대를 쓴 참여자들은 눈에 보이는 것을 잠시 내려놓고,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것들로 감각을 돌린다. 목소리는 좌표와 기온, 습도, 풍향을 읊으며 모두를 행성의 같은 지점에 위치시킨 뒤 천천히 몸 안으로 향한다. 앞으로 뻗은 손끝에 자외선이 내려앉고,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가 닿으며 숨을 쉴 때마다 입자들이 몸을 통과하도록 허락된다. 질소와 오존, 꽃가루와 포자는 아황산가스와 PM2.5, 수은과 한 호흡 안에서 호명되고, 이어 자본과 계층, 차별과 억압 역시 공기의 일부처럼 불린다.
물질들이 폐포와 달팽이관에 이르는 여정을 따라가며 퍼포먼스는 우리 몸을 하나의 수신기로 정의하기를 제안한다. 환경의 영향이 끊임없이 몸을 통과하고 그 과정에서 스쳐 간 날씨와 시간이 온전히 기록되는 장치다. 그리고 이 여정 끝에, 우리가 이미 오염된 환경이 낳은 산물일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일깨운다.